와인과 건강한 안주, 더 나은 선택으로 즐기는 미식의 시간
와인은 미식가들에게 빠질 수 없는 음료로, 와인과 함께 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특별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와인과 함께 자주 먹는 음식들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콜레스테롤이나 체중 증가가 걱정된다면, 이제는 조금 더 건강한 안주로 와인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사실 전 미식가는 아니지만.. 와인을 300병이나 가지고 있게 된, 잠시 와인에 미쳤던 사람이에요. 오늘은 집에 있는 와인들 중에서 이탈리아 레드와인을 중심으로, 나름 제가 요즘 시도하고 있는 건강한 와인 페어링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건강하려면 와인을 안마시면 되는게 아니냐고 한다면, 맞습니다.. 하..하하..
건강한 와인 안주, 왜 필요할까?
작년까지만 해도 저는 스파게티, 소시지, 피자 등 기름진 음식들을 와인과 함께 즐기곤 했습니다. 뭐, 이탈리아 음식은 말할 필요도 없이 와인과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이죠. 거기다가 저희 집엔 바롤로나 BDM같은 이탈리아 와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런 음식들은 칼로리와 포화지방, 나트륨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와 체중을 높일 수 있습니다. 얼마전 글에도 썼지만, 작년에 제가 근 3년정도의 엄청난 폭주(?)로 인해 엄청난 콜레스테롤 상승 때문에 충격을 받았던 일이 있었어요. 체중은 콜레스테롤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쪘습니다. 그러나 최근, 조금 더 건강한 안주와 와인을 매칭하면서도 맛을 완전히 잃지 않는 저만의 밸런스를 잡은 것 같아요. 그리고 확실히 건강한 안주는 체중 관리뿐만 아니라 와인의 풍미를 더 잘 살리는 역할을 하는 것 같구요. 적절한 야채와 단백질, 그리고 올바른 조리법을 사용하면 건강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건강한 안주 레시피
* 여기서 '잘 어울리는' 은 지극히 개인의 주관과 취향이 반영된 기준이므로, 본인의 입맛을 잘 고려하셔서 조금씩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1. 돼지수육과 브루넬로
BDM와 돼지수육. 좀 안어울리는 듯 하긴 합니다. 왠지 BDM은 조금 수육처럼 담백하고 슴슴한 돼지고기보다는 기름진 고기 풍미가 확 살아있는 요리들, 로스티드 포크(Arista di Maiale) 같은 것과 페어링하는 것이 더 일반적인 느낌이죠.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돼지고기 요리도 주로 허브나 향신료로 맛을 낸 구운 고기 요리가 많다고 알고 있구요. 하지만 의외로 쌈싸먹는 수육이 제 입맛엔 BDM과 잘 어울리더라구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풍부한 과일 향과 타닌이 돼지고기의 고소한 맛과 조화를 이루는 느낌입니다.
레시피: 돼지 앞다리살 500g(양은 원하는 대로) 1시간 정도 중간 불로 끓입니다. (된장이나 양파 정도는 넣고 끓이기도 하죠. 저는 말린 우엉만 넣고 끓이구요, 압력솥으로 보통 조리합니다. 시간도 단축되고 확실히 고기도 부드러워져요!) 어쩐지 넣는게 너무 없어서 레시피가 간단합니다.
대신 같이 먹어야 할 것들은 많아요! 완성된 수육은 무쌈과 상추, 고추, 쌈장 등을 곁들여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또 수육 소스는 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깨를 섞어 간단하고 담백한 맛을 살릴 수 있게 만들 수 있어요. BDM은 타닌이 꽤 있는 편이라 강한 풍미를 가진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리긴 하지만(예를 들어, 삼겹살을 오븐에 구워 로즈마리와 함께한 요리 같은게 훨씬 일반적인 느낌이랄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충분히 어울릴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은 정해진 법칙이 없으니까요! 수육을 쌈 싸서 된장을 발라 먹는 방식도 BDM의 타닌과 된장의 짭짤하고 깊은 맛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쌈의 신선한 야채가 와인의 강한 풍미를 중화해주고, 돼지수육의 부드러운 고소함과 된장의 깊은 맛이 저해져 BDM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꿈보다 해몽일까요?
라구소스와 구운 가지, 호박을 곁들인 바롤로 페어링
라구소스를 활용해 구운 가지와 호박에 소스를 얹으면 간단하면서도 건강한 페어링이 됩니다. 물론 라구소스는 조금 손이 가긴 하지만.. 한번 만들어서 얼려두면 꽤 오래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라구소스는 만드는 게 좀 귀찮고, 실제로 라구소스를 만들면 간단한 요리가 될 수 없기에, 시중에 있는 잘 만들어진 라구소스를 사서 시작해볼게요.
레시피: 가지와 애호박을 1cm 두께로 썰어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을 살짝 발라 180도 오븐에서 20분간 구워줍니다. 라구소스를 위에 얹고 파르메산 치즈를 살짝 뿌려 마무리합니다.
바롤로의 깊고 풍부한 타닌이 구운 야채와 라구소스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이렇게 하면 라구소스를 건강한 야채 요리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맛과 영양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물에 데친 소시지와 레몬 올리브 오일 드레싱, 샴페인 페어링
소시지를 물에 데쳐 담백하게 조리하고, 레몬과 올리브 오일로 만든 드레싱을 곁들이면 샴페인의 신선한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소시지의 풍미를 부드럽게 즐길 수 있습니다.
레시피: 좋은 품질의 무첨가 소시지를 소금물에 10분 정도 데쳐 기름을 제거합니다. 레몬즙 1큰술, 올리브 오일 2큰술, 소금 약간, 다진 허브(바질이나 파슬리)를 섞어 드레싱을 만듭니다. 소시지 위에 드레싱을 가볍게 뿌리고, 함께 샴페인을 곁들인다면 상큼하고 깔끔하게 입안이 마무리됩니다. 샴페인의 산뜻함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소시지의 담백한 맛을 살려줄 수 있어요.!
와인도 페어링도 좋지만, 중요한 건강 관리
와인 자체도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과도한 음주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적정한 음주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절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와인과 함께하는 건강한 안주를 선택하는 것은 첫걸음이지만, 하루에 한두 잔 정도로 절제하며 즐기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에 좋습니다.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살리면서도, 절제된 양으로 미각과 건강을 동시에 지키세요.
더 나은 와인 경험을 위한 건강한 선택
와인을 즐기는 일은 더 이상 칼로리 높은 음식과 함께 하지 않아도 됩니다. 건강을 위해 식단을 관리하면서도 와인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돼지수육, 라구소스와 구운 가지, 그리고 물에 데친 소시지는 제 취향의 페어링이었는데요, 페어링엔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니까, 자신의 입맛을 알고 그 맛을 쫓아 건강한 재료를 찾는다면 나만의 건강한 와인 안주를 찾을 수 있어요, 그렇게 천천히 와인 경험을 건강하고 즐겁게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와인을 즐기되 절제된 음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 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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